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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이야기
정치철학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차원에서도 공동선에 대해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져왔다. 개인의 사익과 공적 유익 모두를 만족하며 사회 통합과 질서 유지까지 아우르는 공동선을 찾아왔다. 앞에서 살펴봤듯 자본주의가 되었든 공산주의가 되었든 어떠한 경제체제 안에서도 완전한 공동선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사익을 위해 공익이 존재하고 공익을 위해 사익이 존재하는 공동선의 조화를 말하는 서양 고전의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에는 계몽주의 이래로 신적 존재 곧 하나님을 제외하고 영속적 가치가 제거되어 국가와 교회가 서로 분리되면서 하나님 나라의 공공성이 배제된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기독교 전통을 살려 하나님 나라의 공공성을 되살린다면 공동선의 위치는 달라진다..
근대에 들어서자 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나타난다. 마키아벨리(Machiavelli)는 정치생활의 변화와 부패라는 위협에 대비하려면 특정한 정치제도가 필요하다 보았다. 이 제도가 바로 공화정인데 권력이 인민에게 있으며 정치적 안정은 질서가 잘 잡혀 있을 때 달성된다. 시민들의 자유의 보장은 공동선을 우선하여 행동할 때 자유가 보장된다고 봤다. 그는 공화정이 공동선 증진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도 보장하는 체제라 여겼다. 공화국의 안전은 개인의 사익을 포기할 때 확보된다. 마키아벨리 이후 공동선이나 공익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우선시하는 자유주의적 사고가 등장한다. 마키아벨리와 함께 근대 정치사상의 시조라 불리는 홉스는 개인의 자기 보전을 우선시했다. 그에게 공동선은 개인의 자기 보전과 행복 추구 보장이다..
'공동선 (Common good)'의 정의를 살펴보려 한다. 먼저 사전적 정의는 '모든 사람의 유익이나 이익 (the benefit or interest of all)' 또는 '모두의 선함 (the good of all)'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개념은 광범위한 함의와 다양한 맥락을 가진다. 공동선을 'common good'이라 표기한다. 공통 혹은 공동이라는 말에는 단순하면서도 자연적이고 평상적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공동선은 "단순하면서도 자연적이고 평상적이면서도 쉽게 접근하여 얻을 수 있는 선"을 의미한다. 모든 인간이 본성에 따라 추구하는 선이라면 그 선은 인류 공통적인 것이며 모두가 함께 추구하면 그 선이 바로 공동선이다. 따라서 공동선은 개인과 집단 모두가 공통으로 바라는 것이며 인간이 인..
칼뱅은 자신의 신학 속에서 인식의 문제와 인식의 중요성에 관심을 집중했다. 칼뱅의 신학이 사회문화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게 된 신학체계는 이중지식론에 기초한 인식론의 변화이다. 이중지식론은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과 신학 전반에 걸쳐 발견되는 인식론 전환의 반영이었다. 스콜라주의는 역사상 가장 무시당한 지성적 운동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스콜라 저술가 중 한 사람인 둔스 스코투스(Duns Scotus)의 이름에서 영어 단어의 바보에 해당하는 'dunce'가 유래되었다. 16세기 초반 스콜라주의 운동을 무시하는 인문주의자들에 의해 스콜라주의는 아무런 결과도 없이 지성을 낭비하는 이들로 간주되었고 '스콜라주의'라는 용어 역시도 고대와 근대 사이의 재미없고 지루한 시기를 경멸적으로 언급할 때 사용한 것이다. 스콜라..
16세기 프랑스는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인문주의 운동이 활발했다. 칼뱅은 인문주의 교육을 받았으며 인문주의자들과 함께 활동했다. 당시 종교개혁자들과 인문주의자들은 인문주의적 정신적 태도들을 공유했으며 개혁자들은 인문주의자이거나 인문주의의 교육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칼뱅은 프랑스 인문주의 문화의 중심부에서 성장했으며 교육받았다. 그는 이탈리아의 영향 아래 학문과 예술의 부흥이 일었던 프랑스 르네상스의 황금시기에 성장기를 보냈다. 프랑스 르네상스의 인문주의는 칼뱅의 신학사상의 모태가 된다. 칼뱅의 청년 시절은 프랑스의 수많은 인문주의자들과의 만남의 연속이었다. 그가 뛰어난 신학적 체계의 역동성과 실천성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시대정신인 인문주의와의 관계 속에서 분명해진다. 칼뱅은 당시 인문주의의 전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