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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억제와 폭식증의 관계 본문
분노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부정적 정서이며 짜증, 죄책감, 분노, 분개, 좌절한, 반항적인 등의 형용사로 묘사된다. 분노는 예상되는 목표를 획득하는데 방해를 받았을 때 혹은 자존심이 손상을 입었다고 지각될 때, 부당하다고 느꼈을 때 또는 위협을 받았을 때 유발되는 정서이다. 사람들은 분노를 경험할 때 분노를 유발한 대상이나 상황을 변화시키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분노를 잘 조절하려 하거나 변화시키려는 동기는 적다. Spielberger 등 은 분노를 상태 분노와 특성 분노(분노 경험 수준)로 나눴다. 상태 분노는 짜증에서부터 격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도의 감정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심리 생물학적인 상태로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를 수반한다. 특성 분노는 개인이 분노를 얼마나 자주 또는 얼마나 강하게 경험하는지를 반영하는 분노 경향성이며, 상태 분노를 유발하는 개인의 성격적 특질이다. 또한 분노는 경험과 표현이라는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분노 경험은 외부 사건을 포함해서 내적인 심리적 불편감이나 기억에 의해서 유발된다. 분노를 경험하는 동안 사람들은 생리적, 신체적, 인지적 반응을 경험한다. 사람들은 분노를 느낄 때 강한 생리적인 변화(예: 혈압 상승, 맥박이 빨라지는 것)를 경험하며, 분노를 유발한 대상을 공격하려는 충동적인 힘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분노를 강하게 느낄수록 분노를 경험하는 사람은 신체적인 행동을 해야겠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끼게 되기 때문에 분노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분노 표현양식은 화가 난 경험에 대해서 개인이 대응하는 행동적 차원을 말한다. 이렇게 분노 표현 양식은 분노 표출(anger-out), 분노 억제(anger-in), 분노조절(anger-control)로 구분된다. 세 가지 분노 표현방식 중에 분노 표출과 분노 억제는 역기능적 분노 표현 행동으로 분노조절은 기능적인 분노 표현 행동으로 분류된다고 하였다. 역기능적 분노 표현 방식은 다양한 심리적, 신체적 질환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분노 억제를 많이 하는 사람은 우울감과 절망감을 많이 보였으며, 자살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cCann과 Biaggio(1989)의 자기애와 분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애가 높을수록 분노 표현이 증가함을 보였다. 또한 Rhodewalt와 Morf(1998)는 자기애 성향자가 자기에 대한 긍정적 및 부정적 정보에 대해서 극단적인 정서 반응인 분노 반응을 보인다는 이론적 제안을 검증했다. 검증 결과에서 실패 피드백을 받는 상황에서 자기애 성향자들은 분노와 불안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현적 자기애 성향자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예상하고, 평가에 대한 신경을 곤두세우는 방식으로 자신의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내현적 자기애는 ‘평가 예민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처럼 내현적 자기애의 ‘평가 예민성’은 만성적인 분노를 경험하면서도 분노를 억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실제 실험 결과, 외현적 자기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분노 표출을 했지만 내현적 자기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분노를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정서는 실제로 폭식 삽화의 유발 요인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다. 그중 분노는 다른 정서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된다. 역기능적 분노 표현에 해당되는 분노 억제(anger-in)는 화가 나 있지만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화가 나면 오히려 말을 하지 않거나 사람을 피하고 속으로만 상대방을 비판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분노 억제가 심한 사람들은 섭식장애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섭식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 폭식 행동을 보이는 여성의 경우 높은 수준의 상태 분노를 보였으며 분노 억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들은 분노를 억제하는 반면에 신경성 폭식증 환자들은 분노를 자신 또는 다른 대상에게 표출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선행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섭식장애의 하위 장애에 따라 분노 표현양식과 폭식 행동 간의 연구결과가 다르게 나왔음을 알 수 있고, 비임상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분노 억제가 폭식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 조연후, 2019, 내현적 자기애 성향이 폭식행동에 미치는 영향 : 분노억제의 매개효과, 대구대학교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