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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상황에 동반되는 폭식행동의 원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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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상황에 동반되는 폭식행동의 원인

발렌 2021. 5. 30. 07:33

분노상황에서 나타나는 즉각적인 반응이자 근육 긴장 및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를 수반하면서 경증의 초조함이나 흥분에서부터 격렬한 분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도의 주관적 감정으로 나타나는 정서적 상태(Spielberger, 1996)인 분노는 폭식 행동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서적 개념으로써 설명된다(Hillbert & Tuschen-Caffier, 2007; Zaitsoff, Geller, & Srikameswran, 2002). 분노 표현은 부정적 경험과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개인의 해석을 바탕으로 나타나는 대응 양식이며, 분노 억제와 분노 표출, 분노조절로 분류할 수 있다(Spielberger et al., 1985). 이 중 분노 억제와 분노 표출은 분노를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여 부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역기능적인 분노 표현으로, 분노조절은 기능적인 분노 표현으로 분류될 수 있다(Bilodeau, 2001).

국내 선행 연구에서는 분노수준이 유사한 경우에도 분노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고 보고하였다(정해숙, 정남운, 2011). 이러한 연구결과는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하고 역기능적으로 표현하면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나타낸다. Spielberger(1996)는 개인이 분노를 경험하면 이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폭식 행동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 분노 표현방식의 하위요인 중 역기능적 분노 표현방식에 해당하는 분노 억제가 폭식 행동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정희진, 2015; Meyer et al., 2005; Tiller, Schmidt, Ali, & Treasure, 1995; Waller et al., 2005)은 분노를 회피하고 억제할수록 폭식 행동 수준을 높인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임지영(2009)은 신경성 폭식증 위험 집단의 여자 청소년들이 보이는 충동성, 행동화 가능성, 통제력 부족 등의 성격특성을 밝힘으로써 분노 표출을 사용하는 학생들에게서 폭식 행동이 자주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주었다. 분노 표출이 폭식 행동을 유의하게 설명하는 변인임을 규명한 연구들(김지윤, 하은혜, 2013; Meyer et al., 2005)도 분노 표현 방식의 하위요인인 분노 표출과 폭식 행동의 관계를 나타내 준다. 또한 Milligan과 Waller(2000)는 분노 표출과 분노 억제가 모두 폭식 행동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으며, 국내의 김지윤과 하은혜(2013)의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분노 표출과 분노 억제가 폭식 행동에 유의하게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바 있다.

이미현과 채규만(2012)의 연구에서는 부정적 정서와 폭식행동의 관계를 정서조절 곤란이 매개한다고 규명하였다. 내면화된 수치심이 자기 자신 전체에 대하여 느끼는 부정적 정서임을 고려할 때, 수치심이 성격적으로 내면화됨으로 인해 타인보다 빈번하게 경험하는 분노 정서를 조절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분노가 역기능적으로 표현되어 폭식 행동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DSM-IV(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4th edition)에서는 섭식 장애 하위유형을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 달리 분류되지 않는 섭식장애(Eating Disorder Not Otherwise Specified)로 분류했었다(APA, 2000). 그러나 2013년, DSM-5로 개정되고 섭식장애(eating disorder)의 공식 명칭이 급식 및 섭식장애(feeding and eating disorders)로 변경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의 달리 분류되지 않는 섭식 장애로 추가적인 진단에 속했던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가 정식 진단으로 추가되었다는 점이다(APA, 2013). DSM-5에 의하면 폭식(binge eating) 행동이란, 일정한 시간 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는 것보다 분명히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섭식행동을 말하며, 음식을 먹는 동안 조절 능력의 상실을 경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DSM-5에서 공식 진단으로 추가된 점을 고려해 볼 때 폭식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폭식장애가 있는 개인은 전형적으로 자신의 폭식 문제를 부끄러워하며 그 증상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APA, 2013)는 점에서 실제 발병률이 보고된 것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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