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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탐닉행동의 개념과 특징 본문
개인의 성격특성이 우울이나 위기 상태와 같은 부적응적인 결과에 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실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에 사회 지향성과 자율 지향성이라는 성격 양식이 우울증과 사회불안과 같은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과 정신병리 현상과 관련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러한 선행 연구에서 사회 지향성과 자율 지향성 모두 폭식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으며, 우울 증상의 효과를 통제하였을 때 사회 지향성만이 폭식 행동과 관련 있다고 나타난 선행 연구도 진행된 바 있다. 일반 여성보다 섭식장애 여성은 대인관계에서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폭식 행동을 보이는 여성들은 일반 여성에 비해 사회 지향성이 높은 수준이라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사회 지향성과 폭식 행동에 관해 살펴본 국내 연구에서도 사회 지향성이 폭식 행동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고 한다. 알코올과 관련된 연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사회 지향성과 자율 지향성의 성격 양식이 우울뿐만 아니라 폭식과 폭음 행동에도 취약한 성격 양식일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폭식 행동을 핵심증상으로 가지는 폭식장애의 경우, 다른 섭식장애와 달리 발병 연령이 22.4세로 주로 성인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월 1회 이상 음주를 하는 비율 또한 대학생에게서 높게 나타나고 대학에서의 문제음주가 후기 성인기의 알코올 의존 이행과 관련된다는 연구들로 미루어 볼 때, 대학생의 폭식 행동과 문제 음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또한 섭식과 음주 관련 문제들이 특정 성별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고, 폭식 행동의 경우 다른 섭식장애에 비해 남성에서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 모두를 포함한 연구 또한 필요하다.
Orford는 인간에게 보통 즐거움과 만족을 주지만 과도해졌을 땐 삶의 질을 손상시키는 다양한 종류의 활동이 있음을 가정하며, 이를 전문가의 주의를 받던 약물(혹은 물질)에서 섭식, 도박, 쇼핑, 인터넷 사용, 성행위 등의 일상적인 활동으로 확장하였다. 또한 ‘중독(addiction)’이라는 용어가 약물 문제에만 배타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잘못된 고정관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탐닉(excessive appetite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중독의 개념을 확장하였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교헌은 만성 중독(addiction)을 일반적 의미의 중독으로 개념화하였으며, “특정한 행동이 개인이나 사회에 역기능을 보여서 본인이 이를 조절하려 하지만 통제력을 상실하고 만성적으로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중독을 자기 조절이나 자기 통제의 실패로 보았다. 또한 증후군으로서의 중독에 대한 개념을 소개하였으며, 개별 중독 대상들의 특수성이 아니라 여러 중독현상에 걸친 공통점에 주목하고 이를 하나의 증후군으로 접근하여 설명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려 하였다. 최근, Shaffer는 다양한 중독 현상들을 하나의 증후군으로 설명하기 위한 ‘중독 증후군 모형’을 제안하였다. Orford와 Shaffer 등의 관점은 다양한 ‘대상과 활동’에 대한 탐닉이라는 측면에서 중독 문제를 바라보고 있으며, 임상집단을 포함해 다양한 비임상집단에서 나타나는 중독 현상, 즉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과 같은 중독 현상을 연구하는 것에 보다 폭넓은 설명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중독 증후군 개념 사용 시 그 범위를 어디까지 넓힐 것인지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임상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병리적인 관점에서의 중독이 아닌, 일반인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과도한 탐닉이나 과도한 사용 현상에 대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념의 확장이 보다 유용할 수 있다. 누구나 개인의 유전적, 성격적 특성과 환경적인 조건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중독에 빠질 수 있으며, 그 대상은 상황에 따라서 다양할 수 있다. 증후군 개념과 관련해서, 선행 연구에서 여러 증상의 공존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증후군 개념과 유사하게 표면적으로 다르게 보이는 증상들에 대해 공통의 틀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있다. 특히 과도한 섭식과 과도한 음주 혹은 과도한 섭식과 약물 사용 간의 공존율이 비교적 높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참고문헌 : 신현주, 2018, 사회지향성/자율지향성이 폭식 및 폭음행동에 미치는 영향 : 생활스트레스와 부정적 정서의 매개효과, 덕성여자대학교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