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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에서 시작되는 폭음증과 폭식증 본문
분노, 짜증과 같은 격렬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술 등의 폭음이나 폭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연구결과 우울, 불안, 죄책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폭식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예측하였다. 폭음이나 폭식 행동이 일어나기 이전에 부정적인 정서가 급증하고, 이러한 부정적인 정서에 신체가 대처하기 위해 음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실험 연구결과 나타난 근거 있는 증명이다. 비만 남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폭식 정도에 따라 집단을 네 개로 나눈 뒤 이들의 정서를 비교하였는데, 그 결과 폭식 행동을 하는 집단이 다른 집단에 비해 부정적 정서를 더 많이 보고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폭식 행동을 설명하는 부정적 정서 모델로 설명되는데, 부정적 정서 모델에 의하면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서를 완화시키기 위해 폭식 행동을 하거나, 덜 고통스러운 상태로 감정을 전환시키기 위해 폭식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알코올 문제와 섭식장애는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ulik의 연구에서 신경성 폭식증의 진단기준을 충족한 여성 중 알코올 의존의 기준을 충족한 사람은 26.1%, 알코올 남용의 기준을 충족한 사람은 24.6%였다. 국내 여성 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알코올 사용장애가 동반된 환자는 17.2%였으며, 이 중 신경성 식욕부진증 폭식-구토형 16.2%, 신경성 폭식증 구토형 20.2%, 신경성 폭식증 비 구토형 16.9%, 달리 분류되지 않는 섭식장애 14.7%로, 신경성 식욕부진증 제한형을 제외한 모든 섭식장애 환자에서 알코올 사용장애가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경성 폭식증을 가진 여성이 알코올 남용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들도 상당하게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과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의 공통된 특징은 ‘폭식 행동(Binge Eating)’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식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도 알코올 사용 문제를 보고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폭식 행동을 보이는 사람과 문제음주 행동을 보이는 사람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들이 필요하다.
DSM-5의 진단기준에 따르면, 폭식행동이란 ‘일정기간 동안(예: 2시간 이내) 대부분의 사람이 유사한 상황에서 동일한 시간 동안 먹는 것보다 분명하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을 말한다. 또한 먹는 것에 대한 조절 능력의 상실감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실제 표집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최소 32%에서 최대 48% 사이의 여대생이 폭식 행동을 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식과 폭음은 행동∙성격∙정서적인 측면에서 공통된 특징을 공유한다. 바로 충동성이다. ‘충동성’은 폭식과 폭음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많은 연구들이 섭식장애와 알코올 남용을 가지는 환자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 또한 충동성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최근 폭식과 폭음의 공통 특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중독이다. 중독은 사회, 학업, 신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옴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행동하고, 그 행동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중독성(addictive)”이라고 특징지어진다. Orford는 인간에게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지만 과도해졌을 때에는 개인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손상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중독의 개념을 확장하면서, 개인이 조절을 위한 노력을 함에도 반복적으로 이에 실패하는 것을 ‘과도한 탐닉(excessive appetites)’이라고 하였다. 그는 술, 담배, 마약뿐만 아니라 도박, 섭식, 구매 등의 행동까지를 포함시킨 광범위한 중독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모형을 제안했다. 김교헌(2006)은 여러 개별 중독현상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공통점에 주목하고 이를 하나의 증후군으로 접근하여 설명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려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폭식과 폭음 행동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행동과는 다르지만, 그 기저는 공통적인 성격 양식을 갖고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성격 양식이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폭식과 폭음과 같은 문제 행동에도 취약한 성격 양식을 가질 수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참고문헌 : 신현주, 2018, 사회지향성/자율지향성이 폭식 및 폭음행동에 미치는 영향 : 생활스트레스와 부정적 정서의 매개효과, 덕성여자대학교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