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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식 절제 모델의 세가지 유형과 폭식증의 변인 본문
폭식 행동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섭식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섭식 절제 모델, 정서적 섭식 모델, 이중경로 모델이 있다. Herman과 Polivy(1980)는 폭식을 설명하기 위해 ‘섭식 절제 모델(Restraint)’을 제안하였다. 섭식 절제자들의 경우 섭식 유형에 있어서 다이어트로 인한 섭식 절제와 과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들이 음식 섭취에 대한 자기 통제를 약화시키는 탈억제 요인(disinhibitor)에 영향을 받게 되면 음식에 대한 생리적 욕구가 우세하게 되어 다이어트 계획을 위반하고 폭식 행동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섭식 절제가 반드시 폭식을 유발하지는 않으며, 이에 대한 대안적 설명으로 정서적 섭식 모델이 제안되었다. 정서적 섭식 모델은 폭식 행동이 부정적인 정서에 의해 유발된다고 제안하며 정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이중 경로 모델은 섭식 절제 이론과 정서적 섭식 모델을 통합한 것으로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압력과 날씬한 몸매에 대한 개인적 내면화가 신체 불만족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부정적 정서 및 섭식 절제 행동이 유발되고, 결국 두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폭식 행동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폭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가장 최근에 제안된 이중 경로 모델은 정서적 섭식 모델과 사회 문화적인 압력을 더하여 만들어진 통합 모델인데, 정서적 섭식 모델이 폭식 행동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좀 더 타당성을 보인다고 판단된다.
부정적인 정서로 인하여 과식을 하는 정서적 섭식은 폭식 행동과 관련된 가장 설명력 있는 지표로 밝혀졌다. 정서적 섭식 모델 중 대표적인 회피 이론에서는 폭식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감정을 경험할 때,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개인 내부로 향해있는 초점을 음식과 같은 외부 환경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을 회피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가정하였다. 한 번의 폭식 삽화 이후에는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때마다 폭식 행동이 유발되며 이때 폭식은 일시적으로나마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는 부적 강화요인 기능을 한다. 또한 폭식 행동 후 죄책감이나 수치감 등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더라도 그 원인이 혐오적 자기 지각이나 실패 지각 탓이 아니라 폭식 탓이 되므로 폭식 행동이 부정적 정서에 대한 대안적 귀인도 제공한다. 또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우울, 불안, 화, 혹은 좌절과 같은 부적 정서를 이유로 음식을 먹는 동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섭식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열량이 높은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며, 부정적 정서를 완화하고자 폭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폭식 이후에 오히려 부정적 정서를 다시 경험하는 악순환을 경험한다. 뿐만 아니라 정서적 섭식은 폭식의 빈도, 심각한 섭식 장애 증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폭식을 유발하고 유지하는 모델로서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밖에도 폭식 행동과 관련된 변인들에는 자기애, 수치심, 분노 표현양식 등이 있다.
수치심은 자신에 대해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는 자의식적 정서이다. 초기 심리치료에서는 수치심의 개념을 죄책감과 정확히 구분하지 않고 부정적 자기 평가를 동반하는 정서로만 인식하였으나, Lewis(1971)는 수치심과 죄책감을 개념적으로 구분하고 수치심을 자신이 한 행동의 결과에 대해 느끼는 죄책감과 비교하며 전체 자기가 문제시되는 경험이라고 보았다. 임상가들은 수치심과 죄책감의 구분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수치심이 죄책감보다 원초적이고 병리적이라고 보고하여 수치심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수치심은 타인으로부터 실제 또는 가상의 부정적인 판단을 받았다고 느낄 때 경험하게 되는 불쾌한 정서이다. 즉 수치심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노출되었다고 인식하며, 이때 타인은 실제 존재하는 인물 또는 상상의 인물일 수 있다. 따라서 수치심의 정의는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타인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것 모두를 포함한다. 분노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부정적 정서로, 인간이 느끼는 정서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정서 중 하나이다. 분노의 정의는 다양하다. 정서적 차원에서 분노는 미미한 짜증이나 곤혹감으로부터 강한 격분이나 격노까지 여러 강도를 가리키는 정서상태이다. Spielberger은 분노를 상태 분노와 특성 분노(분노 경험 수준)로 나눴다. 상태 분노는 짜증에서부터 격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도의 감정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심리 생물학적인 상태로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를 수반한다. 특성 분노는 개인이 분노를 얼마나 자주 또는 얼마나 강하게 경험하는지를 반영하는 분노 경향성이며, 상태 분노를 유발하는 개인의 성격적 특질이다. 반면 분노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은 분노에 잘 대처하지 못하여 분노를 더욱 오랫동안 느끼게 되는데, 이들은 부정적인 정서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부적절한 방법 중 하나로 폭식 행동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참고문헌 : 조아라, 2019, 내현적 자기애와 폭식행동 : 정서 경험의 매개효과,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