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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탁월함과 기독교적 영광의 관계

발렌 2022. 1. 14. 09:02

하나님의 선을 가장 투명하고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존재는 인간이다. 칼뱅은 타락 이전의 인간을 탁월함과 하나님의 영광의 거울로 간주한다. 인간의 타락으로 하나님 형상이 상실되어 신적 능력을 모두 잃어버린 인간에게 타락 이전 하나님 형상을 살펴보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칼뱅의 공동선에서 하나님 형상 원형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창조 내러티브를 통해서 타락 전 하나님의 형상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 안에 하나님의 형상을 넣으셨다. 칼뱅은 그의 창세기 주석에서 인간 안에 주입된 하나님의 형상을 '하나님의 영광'. '온전해진 우리의 성품'이라 표현한다. '선한 일에 열심일 때 더 온전한 하나님의 형상을 갖춘 모습이었을 것이다'라는 칼뱅의 진술을 통해 온전한 하나님의 형상은 선한 일을 구현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칼뱅은 "기독교 강요"에서 하나님 형상을 수여받은 인간에 대해 아래와 같이 기술한다. 하나님의 모든 창조물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의', '지혜', '선'을 보여 주는 가장 고귀하고 가장 두드러진 표본이다. 하나님의 형상은 당연히 인간의 내부에서 찾아야 하는 것으로, 밖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실로 그것은 영혼의 내적선인 것이다. 하나님 형상의 핵심은 선함 임을 유추할 수 있다. 이 선함은 인간성의 완전한 탁월성으로 나타난다. 선은 선의 원천이신 하나님이 인간에게 수여하신다. 인간은 그 선을 받아 이웃과 베풀고 나눔으로 하나님 형상을 투영하며 확장한다.

칼뱅은 하나님 형상의 공동체적 속성을 아담과 하와 이야기를 통해서 드러낸다. 칼뱅은 창세기 주석에서 부부애의 결합으로 인간 사회가 보존된다고 보았다. 인간은 혼자서는 불완전하기에 여자를 동반자로 남자와 연합하게 하셨다. 아담과 하와의 연대를 통해서 신적 형상의 공동체성을 보여준다 인간의 완전한 탁월성을 인류가 연대할 수 있는 것은 인격의 관계와 본질을 공유하시며 사랑의 교환을 이루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반영인 것이다. 성부, 성자, 성령은 폐쇄적이며 분리된 주체가 아니라 각각의 세 인격이 함께 연대함으로 행동하는 실체를 인간에게 투영한 것이다. 하나님 형상은 모든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공통된 정체성이며 하나님에게서만 유래된다.

칼뱅은 하나님 형상의 공동체 속성의 근원을 하나님에게 둔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공동체의 유익을 만들어가는 삶을 원하신다. 삼위 하나님께서 서로 연대하신 것처럼 인간도 함께 협력하여 조화를 이루어가는 삶의 방식이 하나님 형상의 공동체 속성이다.

아담과 하와의 부부 유대는 신적 선함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아담과 하와는 공동체를 형성하며 삶의 양식을 함께 공유하고, 동료로서 사회 공동체 속에서 발전시켜간다. 서로 독립되어 있지만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파트너로 인식한다. 칼뱅은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본다는 점은 플라톤과 세네카 같은 인문주의적 관점을 수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칼뱅은 인간을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신 이유를 상호, 의무에 기반을 둔 동등한 협력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이해한다. 창세기 1-2장 주석에서 하나님 형상의 공동체적 속성으로 남자와 여자를 이해하며 거룩한 연합을 이루어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