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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가 폭식증을 유발하는 이유

발렌 2021. 3. 16. 09:00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perfectionistic self-presentation)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남에게 완벽하게 보이고자 하는 욕구(need to appear perfect)'로 정의된다. Hewitt(2003)은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를 세 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하였다. 자신의 완벽함을 공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욕구인 '완벽주의적 자기 노력(perfectionistic self promotion)'과 자신의 불완전함을 나타내는 결함이나 실수 따위들이 공적인 상황에서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을 회피하고자 하는 '불완전함 은폐 노력-행동적(nondisplay of imperfection)', 자신의 불완전함을 나타내는 실수 및 결함들을 남들 앞에서 인정하거나 말하지 않는 '불완전함 은폐 노력-언어적(nondisclosure of imperfection)'이 있다.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와 신경성 폭식증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이희주(2001)는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 사고는 신경성 폭식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신체와 관련된 부정적인 생활 사건을 경험하거나 매력적인 혹은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정서적 어려움을 겪었을 때 취약성인 완벽주의가 활성화되어 신경성 폭식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다. 김수진(2008)은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가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보다 신경성 폭식 증상 수준이 더 높다고 하였고, 백승희(2010)는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가 신경성 폭식증을 야기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신경성 폭식증의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 특성을 검증한 해외 연구들(Cockell et al., 2002; Geller et al., 2000)과 일치한다. 이와 같이 신경성 폭식 증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인지적 특징을 보이는 청소년기 특성상 성격적 측면만 고려한 완벽주의 보다 타인에게 완벽하게 보이려는 대인 관계적 측면을 고려한 완벽주의적 자기 제시 개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기에는 변화와 갈등을 많이 겪는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과도한 입시 경쟁과 성취 요구로 인해 좌절을 경험하기 쉽고 이로 인한 분노, 무기력, 폭력 행동과 같은 심리적 부적응을 경험하기 쉽다. 이 가운데 특히 분노는 모든 사람이 표현하는 일상적인 감정이지만 사회적 규범에 의해 제한되며 분노의 부적절한 표현은 다양한 심리적 과정을 와해시키고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 청소년기에는 분노를 더 쉽게 경험하며 역기능적 분노 표현방식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은 시기이다. 그러므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성숙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분노를 표출하거나 억제하는 방식을 통해 신경성 폭식 문제에 대한 취약성을 나타내기 쉽다. 따라서 청소년의 적응과 심리적 안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분노 감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노는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과 사회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외부 자극에 의해 발생되는 내적이며 감정적 반응이며, 분노라는 정서를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개인의 행동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은 분노 표출, 분노 억제, 분노조절의 세 가지 하위 유형으로 구성된다. 분노 표출은 분노를 외현화하여 표현하는 방식이고, 분노 억제는 분노의 대상을 회피하여 감정을 억누르거나 부정하는 방식이며, 분노조절은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여 적절하게 표현하도록 방법을 찾는 방식이다.

<출처:픽사베이>

완벽주의와 분노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서, 특히 분노를 자주 경험한다. Ben-shahar(2009)는 완벽주의자들은 이상적으로 높은 기준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기 때문에 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더 높으며, 실패를 했을 때 분노를 느끼게 되지만 완벽주의자들은 종종 감정을 표현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감정 자체를 거부하곤 한다. 이런 행동이 오히려 그 감정을 강화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분노를 적응적으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다. 한편, 분노 표현방식과 신경성 폭식증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분노가 신경성 폭식증에 선행하는 주요인으로써 분노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은 부정적이고 부적절한 방법의 하나로 신경성 폭식증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분노가 충동적 섭식행동인 신경성 폭식증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고, 신경성 폭식증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적대감 수준이 높고, 공격성을 내면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분노를 억제하는 여성은 신경성 폭식증을 보이기 쉽다.

참고문헌 : 허진, 2017, 여자 청소년의 완벽주의적 자기제시가 신경성 폭식증에 미치는 영향 : 분노표현방식의 조절효과, 동덕여자대학교대학원